2009년 01월 26일
한겨울의 제주도 하이킹
아시아나 마일리지도 사용할 겸, KOICA 문제로 꿀꿀한 기분도 전환할 겸 제주도에 다녀왔다.

김포공항->제주 11시55분 비행기. 자전거를 가지고 9시에 집을 나서 김포공항에 50여분만에 도착.

아래와 같이 포장(포장비 1만5천원)하고도 시간이 남아 10시 40분 출발 비행기로 급히 바꾸고 탑승함.

포장만 하면 자전거는 20Kg 미만이므로 별도 비용은 없음. ^^ 상자 여러 개 가지고 가서 직접 포장하는 것도 좋을 듯.

드디어 이륙. 마음만 먹으면 제주도 가기가 이렇게 간단하구나! 이륙한 지 50분만에 제주도가 보인다.

자전거를 조립하고 출발! 그러나 제주도에는 이미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으니.. ㅠ_ㅠ
전체적인 일주계획은 일주도로를 따라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 서귀포에서 한라산을 넘어 제주시로 와서 다시 시계방향으로
도는 것이었음. 아래 그림은 일주 결과. (일자별로 색깔을 다르게 했음)

첫째날..
이동거리 77.5 Km / 이동시간 4시간 6분 / 평속 19

비가 잠깐 그친 이호 해수욕장.
주로 일주도로를 달리다가 해안도로를 만나면 해변가로 들어가서 돌아나오는 식으로 이동했다.

점심은 애월에서 김치찌개를 먹고 난로 옆에서 젖은 옷을 말렸다. 꽤 추웠음.

비는 내리다 그치다 하더니 마침내 끊겼다. 날씨가 흐려 아쉬웠는데 나중에 깨닫게 된 것이지만 이 정도 날씨만 해도 감지덕지였다.

대규모 해변가 풍력발전단지. 왠지 아름답다.

여행중임을 느끼게 하는 풍경.

용머리 해안의 민박집 근처에서 하루를 묵었다. 방값은 1만5천원. 비수기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훨씬 쌌다.





이틀째. 이동거리 대략 67Km로 계산됨 / 이동시간 대략 3시간 30분.

이날은 구름은 좀 끼었지만 상당히 따뜻했고 자전거 여행하기 딱 좋았다.

전날 민박집에서 만난 형님과 술을 마신 탓에 아침에 일찍 깨 마라도로 출발하기 전 용머리해안을 구경했다.

이것이 유채꽃인가 싶어 봤더니.. 아무래도 배추꽃인 거 같다. -_-;; 아무튼 꽃과 산방산을 배경으로 셀프 컷.

말은 아닌 거 같고. 나귀 같다. 나를 좋아한다기 보다는 뭔가 먹을 것을 원하고 있는 듯.
혼자 여행하다 보니 셀프컷은 얼굴만 크게 나오고 할 수 없이 자전거 사진 찍어주기 바쁘다. 용머리 해안.. 잘 몰랐던 아름다운 곳!
마라도로 가는 배 위에서. 저 뒤는 가파도. 유람선은 시속 22킬로 정도로 자전거와 비슷했다. 마라도는 생각보다 무척 가까웠다. 배 타고 30분여만에 도착.
어제 민박집에서 만난 형님과 같이 간 덕에 마라도에서는 사진을 많이 찍었다.

작년까지 전교생이 세 명이었는데 한 명이 전학가서 이제 두 명이라고 하는 분교. -_-; 뒤쪽으로 자장면 가게가 보인다. 놀라운 것은 빨리 걸으면 20분인 이 조그만 섬에 자장면 집에 네 곳이라는 것! CF덕인 듯하다! 나도 역시 먹었으니.. -_-;
온통 천연잔디로 덮인 아름다운 최남단 섬. 바다 건너로 눈 덮이 한라산 정상이 보인다.
육지로 돌아와서 해변가에서 ATV를 탔다. 가격은 무려 3만원! ㅠ_ㅠ 그러나 상당히 스릴있고 재밌었다. MTB 다운힐 정신없이 할 때의 기분!
코스가 정말 아름답고 훌륭했지만 상당히 위험해서 긴장하고 탔더니 30분 정도 탄 것 같은데 무척 힘들었다.
점심으로 갈치회를 먹고 어제 만난 형과 헤어져 다시 길을 떠났다. 이미 상당히 늦은 시간이라 중문관광단지를 거쳐 외돌개 등만 구경하고 서귀포까지만 이동하여 찜질방에서 묵음.

사흘째. 이동시간 5시간 11분 / 거리 93.6 / 평속 18 Km / 최고속도 57.4 Km(평지에서 엄청 센 뒷바람) / 누적거리 222.9 Km

아침 일찍 한라산으로 출발. 5.16 도로를 오르기 시작하니 함박눈과 함께 엄청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고도가 높아질 수록 상황은 점점 심각해지고.. 경사는 생각보다 완만하였으나 바람때문에 앞으로 나아가기도 힘들고 눈때문에 안 미끄러지려 조심해야한다. 차들도 시속 10Km 정도로 살금살금 내려오고...
가도가도 길은 계속되고 이러다 얼어죽겠다 심각히 걱정될 때쯤 마침내 성판악에 도착.. 너무 힘들어서 여기서는 사진도 안 찍음. 휴게소에서 몸을 녹이고 국수와 김밥으로 식사를 해결하고 내려옴. 다운은 조심스럽긴 했지만 50분 정도만에 제주시 외곽에 진입. 사진 속의 표정이 안 좋다.. -_-

아직 해가 지려면 시간은 많이 남아 5시까지 라이딩하여 성산의 찜질방을 발견하고 여기서 묵음.

밤새 눈이 많이 내려 걱정됨. 날씨가 안 좋아 제주를 떠나기로 하고 다음 날 저녁 인천행 배를 예매함.

나흘째. 이동시간 6시간 31분 / 이동거리 73.28Km / 누적거리 296.17Km / 평균속도 11.2 / 최고속도 25.3

그래도 제주일주를 완성하고 항구로 가기 위해 아침 일찍 출발함. 허걱! 도로에 눈이 20센티미터는 쌓였다.
차가 아주 느리게 드문드문 지나가는데 눈이 조금 다져진 차도로 가고 싶지만 차 앞에서 미끄러지면 바로 사망! 할 수 없이
눈이 그대로 쌓인 갓길로 가다 보니 시속 10Km 이상은 나오지 않고 힘은 무척 든다. 눈보라는 계속되고... 몇 분만 달리면 자전거가 저렇게 되어버린다. 브레이크가 얼어 붙어 레버를 몇 번 당겨야 얼음이 떨어진다. 가끔씩 스프라켓과 앞기어도 얼어붙어 변속이 안되기도 했다..
성산에서 남원까지는 변변한 도시도 없어 수퍼에서 빵을 사먹고 한라봉 한 박스를 구입하여 뒤에 매달았다. 이것때문에 뒷바퀴에 무게가 실려 죽음의 1118번 도로를 넘어갈 때 미끄럼 방지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길 사정이 더 안 좋아지고 한치 앞도 안 보여 매우 위험함. 힘들어서 사진 찍을 여유가 없음.
속도가 안나니 길은 가도가도 끝이 없고.. 자전거로 과연 갈 수 있을까 고민되는 중.. 표정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눈길이라 간혹 지나가는 차들이 매우 위험하고, 사고 차량들이 눈에 띄어 더욱 조심스럽다.
드디어 제주 시내에 도착해서도 제주항까지 가는 도로편이 안 좋아 고생하여 목적지에 도착하였으나 이미 거지꼴임.

심신을 수습하고 18시 배에 탑승하니 금세 어두워지고 잠시 그쳤던 눈보라가 다시 휘날린다. 제주여, 안녕!


by 해리 | 2009/01/26 01:22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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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yol at 2009/02/17 14:58
고생 많이하셨네요..
저는 날 풀릴때까지 기다리다, 이제 슬슬 도전할 생각인데...
Commented by 해리 at 2009/02/28 22:57
고생은 좀 했지만 그런만큼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겠지요 ^^
제주도, 정말 자전거로 일주하기에 멋진 곳입니다!
yol님도 즐거운 여행 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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